ECB도 과감한 '돈풀기'…"정크본드까지 매입"

입력 2020-04-30 23:20   수정 2020-05-01 01:28

유럽중앙은행(ECB)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ECB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규모를 확대하고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까지 매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CB는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유럽 은행들에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의 금리를 오는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유로 시스템의 재융자 평균 금리보다 50bp(1bp=0.0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ECB는 기존에 발표한 7500억유로(약 991조6800억원) 규모의 긴급매입프로그램 자체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ECB는 “긴급매입프로그램 규모를 늘리고 그 구성을 필요한 만큼 조정할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ECB가 그동안 미국 중앙은행(Fed) 등에 비해 대담한 부양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해 상환되는 모든 자금은 상당 기간 재투자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 22일에는 일부 유럽 국가의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면서 은행에 자금을 대출해주면서 받는 담보로 정크본드도 한시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는 현행 0%로 유지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50%와 0.25%로 동결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성장률 -3.8%를 기록하며 1995년 출범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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