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쓸어담는 개미들…지난달 2.4조 순매수 '역대 최대'

입력 2020-05-01 16:41   수정 2020-10-05 17:43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투자 열풍이 국내 주식 못지않다. 지난달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미국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자 ‘글로벌 개미’들이 대거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들의 선호 주식도 바뀌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완구업체 해즈브로(Hasbro)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사상 최대 순매수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액)은 388억6419만달러(약 47조3754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119억4224만달러)보다 3.2배 늘었다. 이미 지난해 전체 결제금액(409억8539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 다우지수가 코로나19로 바닥을 찍었던 지난 3월 23일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 23억6975만달러(약 2조88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790만달러)보다 26.9배 급증한 수치다.

특히 4월 들어 19억4177만달러(약 2조36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예탁결제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종전 기록은 2018년 1월(7억7263만달러)이었다.

지난달 다우지수가 11.08%, 나스닥지수가 15.44% 반등하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 못지않게 해외 주식도 쓸어담았다는 얘기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125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조7114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4월 깜짝 순매수 1위, 해즈브로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해외 주식도 달라졌다. 코로나19 이전 가장 뜨거웠던 해외 종목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였다. 테슬라 주가는 올초 430달러대에서 2월 19일 9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테슬라 성장성에 베팅했다. 올 들어 테슬라 결제금액은 20억7241만달러로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결제금액 1위(16억4203만달러)였던 아마존은 테슬라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인기는 급격히 식었다. 4월 들어 테슬라 순매수 금액은 2418만달러에 불과했다.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이 커진 테슬라를 사기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4월 들어 과거 순위권에 없던 종목이 깜짝 등장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즈브로를 지난달 가장 많이 사들였다. 4월 해즈브로 순매수 규모는 2억4586만달러에 이른다. 이 기간 매도 금액은 4만5000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매수 쏠림이 심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녀들을 위한 장난감 소비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4월 들어 70달러대 초반을 횡보하고 있다.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해외 주식은 아마존(9억1765만달러)이다. 중장기 전망이 밝은 만큼 장기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이란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6억6175만달러), 애플(6억4174만달러), 테슬라(5억1282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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