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올 1분기 9986억원의 매출, 23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와 공급에서 차질을 빚으면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9% 줄었다. 같은 기간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그나마 영업손실을 28.4% 줄인 게 위안이다.
LG전자는 중저가 모델을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에 맡기고 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급에 차질을 겪었다. 수요 측면에서도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유럽, 중남미 등에서는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휴업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한다고 해도 스마트폰 사업이 좀처럼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매출은 이번 분기 사상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2018년 3분기까지 2조원대이던 매출이 6분기 만에 반토막 났다. 영업손실도 20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MC사업본부의 누적 손실은 4조원대에 달한다.
새로운 인력 충원과 연구개발(R&D) 등 여력이 떨어지면서 제품 경쟁력 하락도 우려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등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를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LG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LG 벨벳’ 출시를 계기로 실적 반등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브랜드까지 바꾸고 디자인을 강화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한 만큼 반등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저가 모델은 ODM을 기반으로 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에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며 “시장을 프리미엄과 매스 프리미엄, 중저가 시장으로 나눠 합리적인 가격의 다양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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