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시중에 풀리나…美 FDA '긴급사용' 승인

입력 2020-05-02 07:21   수정 2020-07-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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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이하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미국에서 전격 승인됐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미 당국에서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경제방송 CNBC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의 치료제로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규제당국이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코로나19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왔던 항바이러스제다.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의 유전물질 복제를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다. 길리어드는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만든 제약사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여러 신종 바이러스 병원체에 대한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에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어디에서도 코로나19는 물론 에볼라 치료제로도 공식 허가받지 못했다. 에볼라 환자에 처방된 적은 있으나 최종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에볼라 치료제 임상 실패 후 한동안 정체됐던 렘데시비르 개발은 올해 1월 길리어드가 미·중 의료진과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렘데시비르를 복용한 코로나19 환자들의 회복 기간이 1/3로 줄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는 "개선효과가 100%에는 못 미치지만 이 약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는 게 중요하다"며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싸움에서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때문에 FDA의 렘데시비르 긴급 사용 승인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완전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미국 내 코로나19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렘데시비르에 대해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직 확실한 치료제로서 안전성·유효성을 판단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지난 1일 "국내외 임상시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해당 의약품이 치료제로서 효능이 입증되고 기대 효과가 안전성을 상회한다고 판단되면 특례 수입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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