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올해는 어린이 날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는 대신 온라인 행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사람들이 밀집할 가능성이 현장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어린이날 하루 뒤인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이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온 가족이 나들이를 가거나 공연을 즐기는 어린이 날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마지막 날이 됐다.
자칫 방심할 수 있는 공휴일인 만큼, 각 지자체에서는 많은 인원이 모여들 위험이 있는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했다. 먼저 서울시는 매년 5월 어린이 날을 맞아 실시하던 모든 공원의 축제와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공원에서는 이용객들의 오랜 체류가 아닌 산책 위주의 이용을 안내하며 2m 이격거리 유지, 이용객 운집 공간 분산, 방역 강화 등 코로나19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도 벡스코에서 열기로 했던 어린이 날 큰잔치를 잠정 연기했다. 또 부산시설공단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 부산지방공단 스포원 등도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대전시 역시 서구와 함께 열기로 했던 제98회 어린이날 행사를 취소했고, 유성구와 중구도 각각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려던 어린이 큰잔치와 서대전 시민광장에서 개최해왔던 어린이 날 행사를 취소했다.
경주도 어린이 날을 맞아 황성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강원도 춘천시와 고성군, 울산 울주군과 북구 등이 줄줄이 어린이 날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손님을 받는 공연장 및 놀이동산, 동물원 등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놀이동산은 민간운영사와 협력해 동시 이용인원 상한선 초과시 입장 통제, 이중 발열체크, 놀이기구 탑승시 거리두기 준수 등의 방역대책을 시행한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임시폐쇄됐던 어린이대공원은 일부 실외 시설의 운영을 재개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실내 이용을 제한하고, 이용 인원 상한선인 1500명 초과 시엔 입장을 통제한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검사를 통과한 입장객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다.
'언택트' 행사도 주목할 만 하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20 온라인 어린이날 행사'를 5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국립생물자원관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해당 행사는 매년 어린이 날 전시관에서 진행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어린이 탐구 체험관 등 7개 전시장과 옥외전시관 등을 그대로 재현한 온라인 공간을 마우스로 움직여가며 둘러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같은 날 서울시오페라단은 오후 7시30분 네이버TV를 통해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 톡톡 모차르트' 공연을 생중계한다. '피가로의 결혼', '돈조반니', '마술피리' 등 모차르트가 남긴 명작 오페라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숨은 뒷이야기와 해설과 함께 들을 수 있다.
광주시립교향악단의 어린이날 특별공연 '그림자극, 피터와 늑대'도 이날 광주시향 공식 유튜브 채널 'GSO TV'에서 방송되며, 인천 서구문화재단도 5일 하루 동안 극단 '문'(門)의 종이컵 인형극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를 공식 유튜브 채널 '인천서구문화재단'에서 상영한다.
특히 온라인 콘텐츠의 등장만큼이나 어린이 날 선물 트렌드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 및 유치원이 휴원하면서 학습용 장난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쇼핑몰 G9가 3월 27일부터 4월 26일간 장난감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단순 놀이용 완구보다는 학습에 도움이 되는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이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놀이와 함께 학습까지 가능한 제품을 찾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연과학 완구는 365%, 창의력에 도움을 주는 역할 놀이 세트는 426%, 감각발달완구는 418%, 작동완구는 174%, 어린이 VR(가상현실) 관련 장난감이 포함된 VR기기 판매량은 255% 증가했다. 반면 대형완구 판매는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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