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는 김씨처럼 직장 경력이 길지 않고, 신용카드 사용 기록이 적은 사회초년생을 ‘신파일러(thin-filer)’로 분류한다. 신용대출의 핵심인 ‘소득과 대출’ 이력이 부실하면 은행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통과하기 힘들다. 사회초년생은 금리가 최고 연 5%가량인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하면 연 10%대 중반 이자율로 시작하는 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아야 한다.
농협은행 디지털마케팅부는 사회초년생 중에서도 ‘꼬박꼬박 돈 잘 갚을 사람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대출상품을 내놨다. 은행권 최초의 사회초년생 전용 비대면 대출이다. 신용대출을 해줄 수 없는 사람 가운데 돈을 잘 갚을 사람을 골라 대출을 내주면 신규 고객이 유입돼 회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농협은행은 대출 소비자를 여러 유형으로 세분했다. 기존 CSS에 사용하는 모형에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가미했다.
여기에 이동통신 3사에서 받은 통신정보를 붙였다. 신파일러 중에서도 전화, 인터넷, 인터넷TV를 10년 이상 연체 없이 사용한 사례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통신비 납부이력 등으로 표를 만들면 민간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점수와 매우 비슷한 분포를 나타낸다는 것도 알아냈다. 농협은행은 신파일러 대출 신청자 중 통신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최대 0.5%포인트의 이자를 깎아주고 있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사진)은 “CSS를 더욱 고도화해 금융 취약계층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금융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