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은 지난해 운송한 택배상자 약 13억2000만개의 정보를 분석한 '일상생활 리포트'를 5일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시장 점유율이 47.2%인 1위 업체다. CJ대한통운은 택배 물량으로 지난해 온라인 쇼핑의 트렌드를 정리했다.
의류 등 패션에서 한국인의 무채색 사랑은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을 통해 운송된 패션 제품 중 검정색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8%로 압도적이었다. 흰색 제품 비중이 15%로 뒤를 이었다. 그레이까지 합쳐 무채색 제품으로 범위를 넓히면 62%로 절 반을 훌쩍 넘겼다. 전년인 2018년(63%)와 차이가 없다. 무채색은 누구나 무난하게 입을 수 있고 다른 색상의 제품과 매치하기도 쉬워 사랑받는다.
다만 지난해 '뉴트로(새로운 복고)' 열풍이 불며 네온(형광) 등 강렬한 색상 제품 주문도 늘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지만 지난해 네온 제품 물량은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오렌지색과 초록색 제품 운송량도 각각 107%, 31%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택배로 오간 제품은 식품으로, 전체의 22%에 달했다. 이어 패션의류 20%, 생활·건강용품 18%, 화장품·미용 제품 11%의 분포를 보였다. 식품 택배 중에서는 가정간편식이 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과자·간식·음료(22%), 신선식품(22%), 영양제(21%) 등의 순이었다. 특히 방송에서 특정 음식이 소개되면 이 후 해당 음식 배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휩쓰는 등 화제가 되자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다. 영화에서 한우 채끝을 넣은 짜파구리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기생충 개봉일인 지난해 5월 30일 이후 너구리와 짜장라면의 월 평균 운송량은 이전에 비해 각각 393%, 207% 증가했다. 두 라면이 CJ대한통운의 전체 라면 운송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8%에서 지난해 19%로 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여름 화두였던 '노(NO) 재팬' 운동의 영향도 컸다. 사람들이 일본 제품 구매를 꺼리면서 일본의 스포츠 및 화장품 브랜드의 월 평균 운송량이 전년 대비 각각 60% 급감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던 일본산 생활용품의 운송량도 같은 기간 28% 줄었다. 반면 국내산 생활용품 물량은 46% 늘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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