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프로야구…"무관중 아쉽지만 경기 자체로 가슴 벅차"

입력 2020-05-05 18:07   수정 2020-05-06 00:19


멈춰 있던 그라운드에 ‘플레이볼’ 사인이 들어왔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계획(3월 28일)보다 38일이나 지각한 프로야구가 144경기 대장정에 돌입했다. 프로야구 개막은 대만(4월 12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코로나19는 익숙했던 야구를 통째로 바꿔놨다. 집단 응원가와 함성이 뒤섞여 세계 최대 노래방으로 변신하던 야구장엔 선수들의 기합소리만 맴돌았다. 팬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에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선수들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다”며 감격해했다.

글로벌 야구팬 홀린 ‘언택트’ 야구

5일 오전 10시. 경기장 주변엔 아침부터 긴장이 감돌았다.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공식 개막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출입구엔 50m가 넘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구장에 들어가려면 소속을 밝히고 체온 측정에 응해야 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맨손 하이파이브, 침 뱉기, 씹는 담배가 금지됐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해 낯선 풍경을 연출했다.

‘코로나 야구’는 이색적인 볼거리도 제공했다. ‘집관(자택에서 온라인으로 관전) 응원단’은 카카오TV 등 각종 온라인 플랫폼으로 열띤 랜선 응원을 펼쳤다. 5개 구단 중계를 보기 위해 네이버로 향한 동시 접속자만 22만 명에 달했다. 정다혜 LG 트윈스 치어리더는 “야구의 소중함을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에선 세계 최초의 언택트(비대면) 시구가 선을 보였다. kt 어린이회원 이라온 군(9)은 야구공 형태의 대형 투명 워킹볼 안에 들어가 투수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행진했다.

SK행복드림구장에선 마스크를 쓴 ‘무’ 캐릭터와 팬들의 사진이 외야석을 채웠다.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은 “관중 없는 경기가 처음이라 선수들이 어색해할 수 있는데 구단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신경쓴 것 같다”며 “집에서 보는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완봉투에 홈런도 쏟아져

경기를 기다렸던 선수들도 겨우내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인천에서는 한화 이글스의 투수 워윅 서폴드가 7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서폴드의 활약을 등에 업은 한화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3-0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서폴드는 “퍼펙트가 깨졌을 때 아쉽긴 했지만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잠실에서 2회말 LG의 김현수가 시즌 첫 축포를 쏘아올리자 응원 채팅창은 불이 붙었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을 질 수 없다는 LG 팬들의 글과 어차피 승리는 두산이라는 팬들의 신경전은 랜선을 통해서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차우찬의 호투와 김현수의 투런포를 앞세운 LG는 라이벌 두산을 8-2로 제압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kt위즈를 7-2로, 키움 히어로즈는 KIA 타이거즈를 11-2로 물리쳤다. NC 다이노스는 삼성 라이온즈를 4-0으로 제압하며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편 정부는 프로야구 관중 입장을 점진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SK의 공식 개막전을 방문해 “향후 방역 상황에 따라 KBO리그의 관중 입장 허용 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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