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몸통' 김봉현 여행가방에 현금다발 55억

입력 2020-05-06 17:36   수정 2020-05-07 02:33

경찰이 ‘라임 사태’ 몸통으로 거론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은닉해온 55억원의 현금 다발을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검찰에 송치하며 이 돈도 함께 넘겼다. 검찰은 이 자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6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원여객 횡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하면서 지금까지 압수한 현금 총 60억3000만원을 같이 넘겼다. 김 전 회장은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된 라임 사태와 별개로 경기도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에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도주 중이던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체포했다. 체포 당시 경찰은 김 전 회장 등이 머물던 빌라에서 현금 5억3000만원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구속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수원여객 횡령 사건 등으로 빼돌린 돈의 행방을 추궁했다. 김 전 회장은 서울의 한 물품보관소 주소를 댔고, 경찰은 그곳에서 김 전 회장이 가명으로 사용하던 대형 개인금고를 발견했다. 금고 안에는 5만원권으로 가득 찬 캐리어 3개가 놓여 있었다. 가방에 담긴 돈의 액수는 총 55억원이었다. 이 돈의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재향군인회상조회와 관련된 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횡령금 241억원 가운데 86억원은 수원여객 계좌로 돌려놔 실제 사라진 회삿돈은 155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올초 1조6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 사태의 ‘몸통’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히며 세간에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의 회사 자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라임 사태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수원여객 횡령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라임 사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사건과 함께 압수된 돈을 넘겨받은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만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달아난 김모 전 수원여객 전무가 수원여객 횡령 사건에는 물론 라임 사태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어 김 전 전무 검거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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