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대구 경기에서 NC 다이노스 모창민(35)의 빠던이 나오자 미국 ESPN 중계진은 기다렸다는 듯 “경기 1호 배트 플립(bat flip)이 나왔다”고 외쳤다. 바로 전 홈런을 쳤던 NC 박석민이 배트 플립 세리머니를 하지 않아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한 터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투수 등 상대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배트 플립을 금기시한다. 어쩌다 배트 플립이 나오면 다음 타석에선 빈볼이 날아오기 일쑤다.
한국 야구 문화를 ‘문화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CBS 스포츠는 두산 베어스-LG 트윈스전이 열린 잠실 경기 주심 이영재 심판위원의 ‘아웃 콜’ 동작을 두고 “잔디 깎는 기계에 시동을 거는 것 같다”고 묘사한 미국 트위터의 글을 소개했다.
미국에 없는 한국야구 에티켓도 관심사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예(禮) 문화를 전하며 “몸을 맞히는 공이 나오면 투수가 모자를 벗어보이는 등 사과 제스처를 할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KBO리그를 열공하는 학구파도 나타나고 있다. 트위터에서 팔로어 4만3000여 명을 보유한 계정 ‘Baseball Brit’은 “두산 베어스는 뉴욕 양키스, 한화 이글스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KIA 타이거즈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28년 동안 우승이 없는 롯데 자이언츠는 2016년 우승하기 전까지 108년간 우승하지 못했던 시카고 컵스에 비유됐다.
8일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도 야구의 인기를 이어나갈 채비를 마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 K리그의 개막 준비 과정과 의미를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가디언은 “대만, 투르크메니스탄 리그와 K리그는 레벨이 다르다”며 “K리그는 아시아 챔피언 클럽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고 소개했다.
또 “생중계 경기를 갈망하는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중국 등 10개국과 중계권 협상을 마쳤으며 협상 중인 다른 나라들도 있다”고 전했다.
김순신/조희찬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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