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 확산
6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5%포인트 내린 연 0.960%에 마감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연 0.986%) 사상 처음 0%대에 진입한 국채 금리는 이날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0.845%로 마감하며 사상 최저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날 시장 금리가 줄줄이 내려간 것은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를 연 0.5%로 낮출 경우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0.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중순 한때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17~22일 4거래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1~3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정부가 30조~40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고, 40조원에 달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이 발행하는 정부 보증채도 나와 채권시장에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이 시중 금리 안정을 위해 적자국채와 정부 보증채를 상당 부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채권금리는 지난달 29일부터 하락세로 반전한 상태다. 이 연구원은 “한은의 적자국채 및 정부 보증채 인수 기대심리가 국채 금리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달러 조달 금리는 줄줄이 하락
외환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원 내린 달러당 1222원10전에 마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달러 수요가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9일 달러당 1285원7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한은이 3월 19일 미국 중앙은행(Fed)과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직후 환율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조달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할 때 지표금리로 삼는 3개월 만기 리보금리(런던은행 간 금리)는 지난 3월 27일 연 1.45%까지 치솟았지만 이달 4일 연 0.5%로 떨어졌다.
3개월 만기 원·달러 스와프레이트는 지난달 24일 -2.98%에서 지난 4일 -0.81%로 올랐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는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는 거래 과정에서 제공하는 금리다. 아직 마이너스 상태가 유지되고 있지만 스와프레이트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달러 조달 여건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달러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통화스와프 자금을 받으려는 금융회사의 수요도 줄었다. 통화스와프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외화대출 1차 낙찰액은 87억2000만달러에 달했지만 6차 낙찰액은 13억2900만달러로 급감했다. 1∼6차 입찰에 따른 달러화 공급액은 198억8300만달러다.
달러 조달 수요가 줄면서 한은은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의 시중 공급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한은 외환시장팀 관계자는 이날 6차 외화대출 입찰 직후 “국내 외화유동성 사정이 좋아진 점을 반영해 당분간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을 위한 입찰을 중단하고 시장 여건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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