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참패를 진단하는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통합당이 아닌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직접 주최했다.
윤 의원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4·15 총선 평가와 야권의 향후 과제' 세미나를 열고 통합당의 총선 패배 원인을 진단했다. 아울러 향후 통합당이 나아갈 길에 대한 과제도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서 윤 의원은 "여론조사도 없는 공천은 처음이었다"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과학적 공천을 했지만 우리는 돌려막기에 주먹구구식 공천을 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4·15 총선 당시 당의 공천 과정에 부당함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탈당을 선언,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어 "잠재적 대권 후보군이 참 많은데 다 험지에 출마했다. 패배는 예견돼 있었고, 이를 예견하지 못했다면 그 의원의 수준은 정말 낮은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수도권 메시지와 전략이 없었고 영남권에 안주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월 의원총회를 하는데 사람들이 한숨만 푹푹 쉬었는데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정도"라며 "원내대표가 못한다고 삿대질을 하고, 장외투쟁을 하자고 하는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대표목사)이 이끄는 집회와 연합투쟁하자는 말에 박수를 쳤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통합당이 계파 문제를 청산하지 못했다면서 "황교안 전 대표에게 친박들 자리를 한번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아예 자리 자체를 못 만들어줬다"라며 "친박을 극복하고 탄핵을 평가하는 리더십의 한계를 너무 느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 의원이 주최한 세미나에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가 참석해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보수 재건의 방향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이번 선거는 보수정당이 국회의원 선거 이후 제일 적은 의석을 확보했다는 큰 의미가 있는 선거"라고 평가하면서 "보수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도태될 수 있다는 게 이번 선거의 의미"라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또 "'자유'를 중요시하는 보수 세력이 왜 인권 자유화 같은 중요한 가치를 진보진영의 전유물인 것처럼 넘겨줘야 하는가"라며 "약자의 아픔이나 고통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취약했다. 원래 자유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진보의 가치를 배격하는 게 아니라 포용해야 전체 유권자의 40%를 차지하는 중도를 다시 불러올 길이 열린다"라며 "보수가 가야 할 제3의 길은 진보 우파"라고 주장했다. 이어 "친박이 폐족 선언하지 못한 게 가장 결정적이고 변화된 것이 없다는 것"이라며 "보수가 처한 핵심사항을 반영해 '보수 참회록'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야권이 근본적 변화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2022년 대선도 어려울 것"이라며 "통합당이 반공당, 강남당, 태극기당이라고 하는 인식이 굉장히 강한데 이 틀을 깨지 않는다면 앞으로 변화라는 걸 주지 못한다"고 했다.
가 교수는 "폐족들이 망하면서 지금 상황에서 당권 등을 두고 싸우고 있는 것이 굉장히 우습다"며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탄핵 부정, 선거 개표 부정 등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안을 상대에 상처를 줄 수 있게 끄집어내는 극소수 유튜버에 의해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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