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던'에 '혹'했다.
지난 5월 5일 국내 프로야구 리그가 개막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나라에서 야구 등 스포츠 경기를 중단한 가운데 WBC,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한국 야구인 만큼 프로리그 개막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특히 야구가 '국민 스포츠'인 미국에서는 ESPN에서 생중계되는 국내 프로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잠을 설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한국 야구 팬들이 주로 쓰는 용어를 공부하는가 하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정하기도 했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빠던'이었다.
'빠던'은 배트 플립으로 타자가 홈런 등을 쳤을 때 배트를 던지는 행동을 일컫는다. '빠다(배트) 던지기'의 준말인 셈.
NC와 삼성의 경기를 중계하던 ESPN 중계진은 6회초 모창민이 홈런을 터트리며 '빠던'을 선보이자 "경기 첫 '빠던'이 나왔다"면서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중계를 맡은 제프 파산은 자신의 트위터에 홍성흔, 정훈 등의 '빠던'을 소개하는 '짤'(움직이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홈런을 치고 바로 1루로 달려가지 않고, 타자가 공을 날아가는 것만 쳐다보고 있어도 다음 타석에서 빈볼을 날린다. 이 문제로 벤치클리어링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때문에 타자들의 홈런 세리머리라 할 수 있는 '빠던'은 "무례한 행위"로 칭해지면서 미국에선 볼 수 없던 퍼포먼스였다.
경기 전부터 "첫 빠던이 기대된다. 뜬공에 빠던해도 상관없다"는 사람이 등장하는가 하면 "빠던 나오면 (함성을 질러서) 내가 우리 동네 자는 사람들 다 깨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첫 경기부터 '빠던'이 나오면서 미국의 야구 팬들은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에는 빠던을 뜻하는 'BAT FLIP'을 쓴 게시물이 쏟아졌다.
경기 후 "펜스 앞 뜬공에도 빠던을 날리냐", "앞으로 메이저리그 안본다" 등 첫 경기만으로 한국 야구에 온전히 스며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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