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 교회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빛과진리교회 전 신도 20여명과 평화나무 측은 5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빛과진리교회가 비상식적이고 가학적인 훈련을 진행해 왔다"면서 강제 해산을 주장했다.
신도들은 빛과진리교회에서 진행한 '리더십 훈련'에서 신도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돌아가며 매 맞기, 불가마에서 견디기, 공동며지에서 기도하기 등의 엽기적인 행동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빛과진리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이다. 하지만 다른 장로 교회들과 달리 장로, 권사, 집사 등의 명칭 대신 '리더'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빛과진리교회를 이끈 김명진 담임목사는 '톱리더'로 칭해 졌다.
한 신도는 "영화나 책 등 대중매체를 접할 때에도 사전에 리더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다"며 "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훈계를 위한 모임에 보내져 폭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훈련이라는 명목 아래 정신적 길들임을 당한 것"이라며 일종의 '그루밍 범죄'가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앞서 빛과진리교회 한 신도는 "2018년 10월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잠 안 자고 버티기' 훈련을 받다 뇌출혈로 쓰러져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면서 교회 관계자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신도들에 행한 엽기적인 신앙교육 외에 김 목사가 헌금을 개인 명의 부동산 취득에 사용했다는 의혹 등도 제기됐다.
이에 교회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픔을 보듬고 사랑을 지향하는 교회가 되겠다"며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믿음의 자녀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 법정에 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득이하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을 밝히겠다"며 "이 상황을 속히 해결하여 보다 건강한 교회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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