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오는 12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 명품지수(Global Luxury Index)를 따르는 ETF ‘NH-Amundi HANARO 글로벌럭셔리S&P’를 상장한다. 명품 소비와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이 지수는 LVMH, 포르쉐,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 티파니 등 8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신세계, 강원랜드, 파라다이스, 서울옥션 등이 포함됐다.
한국에서 이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명품업종 ETF가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블랙록과 아문디 등 글로벌 운용사들이 명품 관련 ETF를 내놨다. 이들 ETF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를 멈추고 반등하면서 최근 동반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보복소비’ 형태로 분출될 조짐을 보이면서 ‘포스트 코로나’ 기대주로 부상했다.
유럽 시장에서 거래되는 ‘Amundi S&P Global Luxury ETF’는 지난 3월 18일 저점 대비 30% 이상 낙폭을 회복했다. 명품 기업이 주로 포함된 ‘MSCI 프랑스 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MSCI France ETF’도 같은 기간 17%가량 올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잦아들면 소비자들의 보상심리가 작동해 명품 관련 종목과 금융 상품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국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4월 30일~5월 4일 연휴 기간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비슷한 시기 연휴(5월 3~6일) 때보다 20% 이상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브랜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도 이런 기대를 반영하며 자금 유입이 늘었다. LVMH, 케링 등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에는 지난 1개월 동안 3억7324만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같은 기간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 수준이지만,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11%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백화점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명품관은 고성장세를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을 고려하면 매년 3~5%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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