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등에도 차분한 업계…'제도권 진입' 준비 착착

입력 2020-05-08 16:31   수정 2020-05-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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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연중 최고점인 1200만원을 넘기며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차근차근 제도권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종전 비트코인 투기 광풍을 거울 삼아 착실히 가상자산 제도권화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이날 비트코인 상승세는 8일(현지시간) 미 경제지 블룸버그가 "월가 헤지펀드계 거물인 폴 튜더 존스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달아오르는 모양새지만 국내는 오히려 해외 시세에 비해 가격이 낮아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까지 보이며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업계는 당장 분위기에 편승해 홍보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디지털 자산 업계 숙원이던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만큼 구체적 시행령 마련,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의 사전 작업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3월 특금법 시행 이후부터는 디지털 자산 사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구축과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이행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업계는 ISMS 인증과 AML 의무 이행을 위한 솔루션 구축에 분주한 모습. ISMS 인증을 받으려면 정보보호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관련 솔루션까지 준비해야 한다. ISMS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업체가 제출한 서류를 심사한 이후 전문인력의 현장실사까지 마친 뒤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서 인증을 받는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매년 사후 심사가 이뤄진다. 정보보호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지 검증하며 3년에 한 번씩 갱신 검사도 실시한다. 까다로운 검사로 인해 인증 심사시 업체당 3억~5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AML 시스템 구축도 관건. AML이란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디지털 자산 거래 전반을 현금 거래와 같이 투명하게 만드는 일련의 조치를 가리킨다. 가상자산 지갑 소유자 확인 및 자산 추적이 가능해야 범죄·테러 악용이나 악의적 유통을 방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대표적 거래소 4개사가 지금도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은행 주도 하에 의심거래보고(STR), 고액현금거래보고(CTR), 제재목록확인 등 AML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가령 업비트·빗썸 등 거래소들은 사용자 신원 확인을 위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대상(SDN)이 업데이트되는 '다우존스 워치리스트'를 사용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까지 남은 1년간 얼마나 제대로 준비하느냐가 디지털 자산 업계 전반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며 "AML 시스템 구축과 고객신원인증(KYC) 정책 강화를 추진하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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