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의 영업수익성이 좀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알짜'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뒤 일시적으로 재무상태가 좋아졌지만 약화된 수익창출능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해외 사업을 정리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쳐 매출도 빠르게 줄고 있다.
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CJ푸드빌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뚜레쥬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줄어 선방했지만 패밀리레스토랑 등 음식점 브랜드 중심으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 구조 개편을 진행 중에 코로나19까지 맞물려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브랜드 전반적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가 앞으로 6개월 간 지속 후 완만한 회복세를 띤다면 올해 CJ푸드빌의 매출이 전년 대비 21% 안팎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이 줄면 고정비 부담이 늘어 영업수익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적자 점포 매각과 청산 등으로 해외 사업의 적자 폭이 크게 줄긴 했지만 올핸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사업 부문도 지난해 대비 상당 수준 저하될 것으로 예상됐다.
CJ푸드빌은 CJ그룹 내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업체다. 올 3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CJ가 지분 96%를 갖고 있다. CJ푸드빌이 갖고 있는 브랜드는 대부분 인지도가 높다. 빕스, 계절밥상, 뚜레쥬르 등이 대표적이다. 한식, 양식, 중식 등 업태도 다양하다. 신규 브랜드 개발 역량도 좋다. 외식 업계에서 사업경쟁력이 비교적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문제는 외부 환경이다. 외식업은 경기 변동과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외식 경기가 침체되고 인건비와 임차료 등이 상승하면서 CJ푸드빌은 저조한 영업수익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CJ푸드빌의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은 -0.4%였다. 국내 외식 브랜드와 해외 사업이 오랜 기간 살아나지 못하면서 최근 5년(2015~2019년) 동안 연결 기준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익기여도 측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투썸플레이스의 '빈 자리'를 아직 메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CJ푸드빌은 순손실이 지속되자 지난해 6월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매각했다. 지분 45%를 매각해 2025억원의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 덕분에 차입금은 큰 폭으로 줄이게 됐다. 하지만 투썸플레이스를 연결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수익창출능력이 빠르게 약화됐다. 투썸플레이스는 연 매출만 3000억원으로 EBIT도 300억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CJ푸드빌의 EBIT은 4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김봉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실적 악화 수준, 중단기적 영업수익성 흑자 전환 여부, 해외 사업의 적자 폭 변화 등을 살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와 투자 소요 관리도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CJ푸드빌의 신용등급은 BBB+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CJ그룹의 지원 가능성 덕분에 자체 신용도보다 한 단계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