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내달부터 유료회원제 서비스

입력 2020-05-11 17:40   수정 2020-10-12 18:35

네이버가 온라인 상거래와 디지털 콘텐츠 관련 혜택을 강화하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다음달 내놓는다. 상품 구입액의 최대 8.5%까지 적립 포인트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과 디지털 콘텐츠 이용 등에서 각종 혜택을 주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다음달 출시한다고 11일 발표했다.

멤버십 가입자는 네이버 쇼핑·예약·웹툰 서비스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쌓을 수 있다. 기존 적립 혜택까지 중복 적용돼 최대 8.5% 적립도 가능하다. 다른 온라인 상거래 업체의 적립 수준은 최대 2~5% 정도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서비스로 네이버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결제액 기준으로 e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를 이미 압도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결제가 발생한 온라인 쇼핑 서비스는 네이버였다. 20조9249억원으로 추정됐다. 다음은 쿠팡(17조771억원)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 순이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네이버, 멤버십 도입…'한국판 아마존' 노린다
유료회원 가입하면 쇼핑부터 웹툰·음악까지 할인


네이버가 국내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각종 혜택을 주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통해 시장 장악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만원어치 사면 최대 8500원 돌려줘

네이버가 11일 출시 계획을 발표한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적립 포인트 확대가 핵심이다. 기존 적립 혜택까지 활용하면 최대 8.5%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멤버십 회원이 네이버의 ‘MY 단골 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5만원 이상 충전해 상품을 구매할 경우 MY 단골 스토어 쇼핑 시 지급하는 2% 추가 적립 혜택과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시 지급하는 1.5% 적립 혜택을 모두 적용받는다. 10만원어치 물건을 사면 8500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이용자의 유료 회원비보다 적립금이 더 커지면 네이버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하지만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충성 고객’이 늘어나면 다른 서비스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 이번 멤버십 서비스를 기획한 한재영 리더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쇼핑 또는 웹툰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유용한 멤버십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서비스 출시를 시작으로 추가 혜택과 제휴사를 꾸준히 확보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쇼핑에서 적립을 위해 유료 회원제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도 찾게 하겠다는 뜻이다. 네이버가 유료 회원에게 음원 유통 서비스 ‘바이브’, 클라우드, 웹툰 등 다른 서비스 관련 혜택을 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쇼핑 무료 배송뿐만 아니라 웹툰, 음악, 동영상 등 연계 서비스와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월정액 서비스에서 유리하다”며 “멤버십 도입 시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는 플랫폼 록인(lock-in) 효과가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업체는 ‘촉각’

유료 회원제는 온라인 상거래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해외에서는 아마존이 대표적인 경우다. 아마존은 2004년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도입했다. 연간 119달러 또는 월 12.99달러를 내는 회원에게 무료 배송, 동영상 유통 서비스, 적립 포인트 등을 제공한다.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지난해 1억5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연평균 구매하는 금액과 횟수는 비회원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는 네이버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이미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네이버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지난 3월 1000만 명을 넘었다. 1월(800만 명)보다 25%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유료 회원제의 성공은 연회비 수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의 비슷한 서비스인 ‘로켓와우’의 월회비는 2900원이다. 빠른 배송과 적립이 주요 혜택이다. 네이버처럼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혜택은 없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비 수준은 월 1만원 아래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비용보다 혜택이 커야 네이버의 유료 서비스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김주완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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