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가격 안 낮춰…럭셔리 호텔 수요 더 커질 것"

입력 2020-05-12 17:20   수정 2020-05-13 01:02

시그니엘 서울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 3~4월 객실 점유율 30~40% 수준을 유지했다. 평균 10% 안팎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호텔들보다 사정이 훨씬 나았다. 이달 초 연휴 기간에는 70~80%까지 올랐다.

몰튼 앤더슨 시그니엘 서울 총지배인(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개관할 때만 해도 중동의 부호와 왕족, 해외 유명인 등이 많이 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로 영업해보니 내국인이 70%에 육박했다”며 “구매력이 있는 40~50대뿐 아니라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많이 방문한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시그니엘은 롯데호텔의 최상위 브랜드다. 위치부터 상징성이 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에 있다. 이 타워의 고층부인 76~101층을 쓴다. 세계 최고층 호텔 중 하나다. 호텔 내에는 미쉐린 스타 등급을 받은 최고급 레스토랑 ‘비채나’와 ‘스테이’가 있다. 한 호텔에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두 곳이나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덕분에 ‘국내 최고의 미식 호텔’로도 불린다.

그는 “시그니엘을 열고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으나 객실 가격을 낮추는 전략은 절대 쓰지 않았다”며 “개관 초기부터 최상위 단가 전략을 고수한 것이 시그니엘의 가치를 지켜준 것 같다”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가격을 고수했고, 그 결과 누구나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어 하는 호텔이 됐다는 것이다. 앤더슨 총지배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억눌렸던 소비가 어느 순간 폭발하면 럭셔리 시장이 가장 먼저 움직일 것”이라며 “최근 명품 소비가 증가하듯이 럭셔리 호텔 수요 또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호텔은 다음달 17일 부산에 두 번째 시그니엘을 열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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