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날’로 가장 유명한 곡은 샤를 카미유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1877)에 나온다. 삼손을 사로잡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축연 장면인데, 중동의 고혹적인 멜로디로 시작해 곧 술, 춤, 여인이 곁들인 광란으로 빠져든다. 이렇게 군중이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에 삼손은 괴력을 발휘해 신전을 무너뜨린다.
현대의 바카날은 클럽 음악이 아닐까. 사회적 규범에 억눌려 있던 일상의 스트레스를 일종의 일탈로 해소하는 셈이다. 하지만 춤에 술까지 더해졌다면 주의가 풀릴 것이란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기왕에 일이 빨리 터졌으니 ‘입에 쓴 좋은 약’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