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5060세대, 노부모 간병 '보험 3종 세트' 챙겨라

입력 2020-05-12 15:11   수정 2020-05-12 15:12


# “저희 시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가신 지가 딱 1년 됐어요. 그전에는 저희 집에 계셨는데, 계신 동안 119를 두 번이나 불러서 입원하셨어요. 그러더니 더 심하게 안 좋아지시는 거예요. 걸음도 못 걸으시고 나중에는 치매도 오셨죠. 저희 집에서 모시면서 해드릴 만큼은 해드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요양병원에 보내드렸어요.” (권OO, 60여, 인천시 계양구)

위 사례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국내 만 50~69세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8 미래에셋 은퇴라이프 트랜드 조사’ 인터뷰에서 나온 응답 중 발췌한 것이다. 5060세대가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5060세대의 72.7%는 6개월 이상 노부모를 간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간병 기간은 약 22개월이었으며, 소요 비용 평균은 총 2035만원이었다. 이처럼 5060세대에 있어 노부모 간병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며, 부담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부모님 국민건강보험 파악이 우선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부모님의 ‘국민건강보험’ 가입 내용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지역 건강보험과 직장 건강보험이 있다. 직장에서 퇴직하게 되면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되는데, 내야 하는 보험료가 직장 건강보험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많다. 소득뿐 아니라 재산과 생활 수준 등을 고려해서 보험료가 산정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특별한 소득이 없는 상태라면 그 부담이 작지 않을 것이다. 이때 본인이나 형제자매가 아직 직장에 다닌다면 자신의 직장 건강보험에 부모님을 피부양자로 올릴 수 있다. 같이 살지 않아도 등재에는 문제가 없다. 만약 본인과 형제자매 모두 직장에서 퇴직한 상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직장에 다니는 손자녀가 올려도 된다.

○기존 보장성 보험 최대한 활용

둘째, 부모님이 가입한 보장성 보험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이 모든 의료비를 책임지지는 못한다. 더구나 간병비 등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보장성 보험이 필요하다. 부모님이 본인의 보험 가입 정보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는 보험금 통합조회시스템 ‘내 보험 찾아줌’ 서비스를 활용하면 된다.

조회 결과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 가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나이가 많아서 일반적인 보험은 가입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유병자 보험이다. 회사와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에는 90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유병자 보험도 출시된 상태다.

다만 유병자 보험은 비슷한 보장을 해주는 일반 보험보다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높다. 따라서 기존에 가입한 보장성 보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부모님이 아직 실손보험 가입이 안 돼 있다면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도 고려해야 한다. 이 보험은 8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단 일반 실손보험보다 자기부담비율이 높다는 점은 주의하자.

○고령자에 흔한 치매…미리 대비해야

셋째, 부모님 치매에 대비하는 것이다. 치매는 이제 고령자에게 매우 흔한 질병이다.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1명은 치매인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는 의료비 부담도 상당하다. 진료비의 경우 80%가량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지만, 비급여비용이나 간병비 등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치매로 발생하는 간병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적제도인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면 자동으로 가입되는 제도이므로 별도의 신청은 필요 없다. 요양원 입소, 방문요양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부모님께 더 나은 서비스를 해드리기 원한다면 치매보험 가입도 생각해볼 만하다. 치매보험에 가입하면 치매 확정 시 보험금이 지급되며, 특약 선택 시 생활비와 입원보험금을 받을 수도 있다. 치매 보험에 가입할 때는 만기가 100세 혹은 종신이고, 경증치매까지 보장해주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윤치선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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