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2일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040만원대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반감기 기대감이 겹치는 등의 영향으로 약 두 달간 2배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8일 1200만원대를 터치하고 15%가량 떨어진 뒤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4시20분경 세 번째 반감기를 맞아 블록당 채굴 보상이 12.5비트코인에서 6.25비트코인으로 줄어들었다.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은 4년마다 반감기를 통해 채굴 보상(공급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있다. 지난 반감기인 2016년 당시엔 약 8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 직후 30배 넘게 상승한 끝에 2017년 최고점 2800만원선까지 급등한 바 있다.
업계는 비트코인 수요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반감기로 신규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시세가 오를 것으로 점쳐왔다. 과거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펼친 전례가 있어 이번 반감기도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 비트코인의 실적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을 뛰어넘었다"면서 "주식 등 전통 시장이 전방위적으로 붕괴하지 않는다면 달러 약세는 반감기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 상승 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월가의 헤지펀드 거물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설립자도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거대 인플레'를 목격하고 있다"며 "이익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전략은 '가장 빠른 말'을 보유하는 것이며, 나는 비트코인에 베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감기를 비트코인 가격 상승 호재로만 단순 해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스콜 프리먼 JS캐피털 공동창업자는 이번 반감기가 도리어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반감기는 비트코인 가격에 선(先)반영돼 있다. 현 시점에선 채굴업자들도 사업모델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온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지난 10일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앞두고 떨어진 것과 관련, "아무런 뉴스나 이슈 없이 15%가 추락했다. 비트코인은 스캠(사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소수 고래(거물)에 의해 통제되는 완벽하게 조작된 시장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90% 거래량이 워시트레이딩(거래조작)이다. 대규모 펌프 앤드 덤프(가격을 끌어올린 뒤 팔아 치우는 행위), 프론트러닝(펀드매니저가 자신의 펀드 자금으로 어떤 종목을 사기 전에 사전 매수하는 것) 등이 난무한다"고 주장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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