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보령제약이 투자실탄 조달을 위해 연이어 자본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물경제를 강타한 가운데서도 성장세를 이어간 이 회사가 또 다른 성장엔진을 장착할 지 주목됩니다.
보령제약은 지난 11일 모회사인 보령홀딩스를 상대로 신주 342만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주 발행가격은 12일 종가(1만3200원)보다 11.3% 낮은 1만170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오는 19일 증자가 마무리되면 400억원을 손에 쥡니다.
이 회사는 회사채시장에서도 실탄 조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이달 말 3년물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입니다. 연간 R&D 비용(약 300억원)의 네 배가 넘는 자금을 단 번에 확보하는 셈입니다. 보령제약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R&D)과 전략적 투자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입니다.
보령제약이 평소와 달리 대규모 투자실탄 확보에 나서자 이 회사가 어떤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보령제약은 그동안 사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은행들로부터 조달해왔습니다. 이마저도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최근 2~3년간 설비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차입을 늘렸음에도 총 차입금(지난해 말 기준 987억원)이 1000억원도 되지 않습니다.
보령제약은 최근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7년 10억원으로 축소됐던 영업이익이 2018년 249억원으로 늘면서 이전 수준의 현금창출능력을 회복했고, 지난해엔 378억원으로 이익 규모를 더 늘렸습니다. 올 들어서도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지난 1분기 거둔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환자뿐만 아니라 제약사 영업직원들의 병원 출입에도 제약이 생기면서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만성질환 환자들이 장기 복용해야 하는 항암제와 고혈압 치료제, 당뇨 치료제 등을 주력제품으로 둔 효과를 봤다는 평가입니다.
추가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에 힘입어 최근 주가도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폭락장세로 지난 3월19일 8600원까지 떨어졌던 보령제약 주가는 그 이후 크게 반등하며 두 달 동안에만 53.4% 상승했습니다. 자회사인 바이젠셀이 목표대로 내년 중 상장하면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도 보령제약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적 개선 가능성을 반영해 신영증권과 상상인증권은 최근 보령제약 목표주가를 1만7000원으로 올렸습니다. (끝) /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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