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지난달 10일 1조원대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놓은 포스코가 자사주 매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12일 3.41% 떨어진 1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포스코는 2.22% 하락했다. 이날 포스코는 자사주 2만주를 장중 매입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포스코는 지난달 10일 1조원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하지만 주가는 이후 3.34% 오르는데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공시 후 실제 자사주 매입은 전날까지 1만주(17억8000만원)에 그쳤다. 공시했던 매입 기간이 1년내로 1조원대 자사주를 매입하려면 한달 평균 800억원 이상을 매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까지 매입 금액은 3만주(약 55억원)에 그쳤다. 투자자들 사이에 “무늬만 자사주 매입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은 증권사 3곳과의 신탁 계약을 통해 이뤄진다. 직접 취득과 달리 신탁을 통한 자사주 매입은 공시 당시 매입 규모와 시기를 정확히 지키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기간 및 금액 조정, 계약 해지 등이 가능하단 얘기다.
증권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보단 주가의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해석하는 이유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적극적인 주가 부양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포스코 보유현금의 약 30%에 해당하는 1조원은 상징적 숫자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결국 철강 업황에 따라 포스코 주가가 좌우될 전망이다. 긍정적인 점은 중국 내 철강시황이 5월 들어 회복세란 점이다. 중국 내 열연·내연·후판·철근 등 주요 철강 제품 가격도 반등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철강 업계에 미칠 영향은 아직까지 안갯속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은 2분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수요회복은 하반기부터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와의 약속이므로 1년 동안 1조원 규모의 매입은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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