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이어 하리수도 소신발언 "'아웃팅' 우려, 익명 보호 가능"

입력 2020-05-13 09:10   수정 2020-05-13 10:18

성소수자 연예인 홍석천에 이어 트렌스젠더 하리수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태원 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성 소수자들에 대한 '아웃팅'(강제공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도 "나 한 사람쯤이야하고 생각 말아야 한다"며 소신 발언했다.

12일 하리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코로나19 검사를 꼭 받으셔야 한다. 지금 검사를 받으면 익명으로 보호가 가능하다고 하니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홍석천 또한 "성소수자는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 지인,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용기를 내야할 때"라고 말했다.

'아웃팅' 우려보다 가족, 사회, 본인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석천은 "방역 당국과 의료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노력과 힘을 헛되지 않게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한다"고 말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는 "현재 서울시는 다른 정보 노출 없이 전화번호만 기입하는 익명 검진을 시작했고 경기도는 이태원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무료 검진이 가능하다. 아직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검진을 독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힌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모델이 이태원 클럽의 집단 감염으로 성소수자 혐오 시험대에 올랐다.

보건당국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의 술집과 클럽을 방문한 5500여명을 추적 중이나 절반 이상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태원 발 집단감염은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최대 규모인 서울 구로구 콜센터(169명) 다음으로 많다. 역학조사 중이어서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초발환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클럽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번 집단감염이 지역사회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왔다.

이태원이 아닌 홍대 주점을 방문한 20대가 확진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전문가들 역시 '역학적 연결고리'가 끊긴 확진자 발생을 주시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감염된 사람을 하루라도 빨리 발견해서 추가 전파를 막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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