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앞으로 이 지역의 상당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는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4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5·6 수도권 공급대책에서 개발 계획을 밝힌 용산 정비창 부지 인근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지난 6일 주택공급계획 발표 일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코레일과 국토부가 소유한 용산 정비창 부지에 공공·민간주택 8천가구와 국제 업무·상업 시설 등을 복합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년간 중단됐던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이 재개된다는 기대감에 인근 재개발 구역과 아파트 단지에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급매물이 회수되는 등 시장이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앞서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사업지구와 구룡마을 개발사업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거·상업·공업 등 용도별로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취득할 때는 사전에 토지이용 목적을 명시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일정 기간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해야 한다. 토지를 취득 용도대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택·상가 등도 기준을 초과하는 면적은 최소 2년 이상 직접 실거주하거나 영업을 할 때만 구입이 허용된다. 즉 실수요자만 매수가 가능한 셈이다.
현재 토지거래허가의 기준면적은 도시지역내 주거지역의 경우 180㎡ 초과, 상업지역 200㎡ 초과, 공업지역 660㎡ 초과, 용도 미지정 지역은 90㎡ 초과가 대상이다. 다만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에서 허가 대상의 면적 기준을 최하 10%까지 줄이거나 최대 3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용산과 같은 도심의 경우 아파트와 연립·빌라 등의 대지지분이 작은 점을 고려해 허가 면적 기준을 최하 10%까지 줄일 방침이다. 주택의 경우 주택에 딸린 대지면적이 18㎡이면 허가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소형 아파트나 연립·빌라 등은 대지 면적이 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허가 대상 기준을 더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토지거래허가대상 지역은 개발 수혜지역인 원효로, 동부이촌동, 신계동, 한강로동 등 정비창 인근 행정동이 대다수 포함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14일 중도위 심의를 거쳐 최종 대상지역과 지정 기간, 허가 면적 등을 최종 결정한 뒤 관보게재 등을 거쳐 곧바로 시행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서울시와 함께 용산역 정비창을 비롯한 개발 예정지에 조만간 합동 투기단속반도 투입해 대대적인 투기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