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북한의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총격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의 원격 대응화기인 K-6 중기관총이 기능 고장을 일으켜 1차 대응사격이 12분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군의 의도적인 조준사격 가능성에 대해 우리 군은 "우발적 오발 사고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합참 관계자는 13일 "지난 3일 북한의 GP 총격 직후 군이 K-6 중기관총을 이용해 대응사격하려고 했지만 격발장치인 '공이' 파손으로 불발됐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지난 3일 북한측 내 GP쪽에서 총성이 울린 시간은 오전 7시41분, 우리측 GP 외벽에서 4발의 탄흔을 발견한 시간은 10분 뒤인 7시 51분이다. 이후 대대장의 지시로 오전 8시1분 우리 GP에 설치된 K-6 중기관총을 원격사격 체계로 발사하려고 시도했지만 기능 고장으로 발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1차 대응사격은 이로부터 12분 뒤인 오전 8시13분 K-3 경기관총을 이용해 15발이 이뤄졌다. 5분 뒤인 오전8시18분에는 다른 K-6 중기관총을 수동으로 조작해 15발을 추가 발사했다. 합참은 당초 우리측에 피격된 탄발이 총 4발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합참 관계자는 "우리 GP 초소에 생긴 탄흔을 포함해 총 4발 이상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군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총격이 우리측 GP를 조준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합참은 "우발적 오발 사고"라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합참 관계자는 "두 번의 대응사격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총격 당시 북한측 GP 주변에서 철모를 쓰지 않은 북한측 군인들이 포착됐다"며 "이외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 결과 오발 사고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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