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는 분위기지만 바닷가 인근 도시, 이른바 해양도시 주변에 부동산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바닷가 주변은 지역주민들이 주거지로 선호하는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현대화 개발에 나서면서 환경이 쾌적해지고 있다. 개발사업도 활발히 진행되면서 부동산 자금들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고층 아파트나 각종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바다와 조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주거단지로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거주하지 않더라도 해양레포츠를 찾는 이들을 위한 세컨드하우스나 상가, 오피스텔 등과 같은 수익형부동산도 개발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항공편을 통한 여행이 급감하면서 이러한 수요는 늘고 있다고 봐서다. 실제 청약경쟁률도 높은 수준인데다 계약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투자를 고려한다면 동해, 남해, 서해 등 지역의 특징이나 목적 그리고 투자금액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동해, 전통적인 세컨드하우스 강자…이제는 고급화
동해안은 서울 및 수도권 거주민들이 피서나 관광을 위해 빈번히 찾는 곳이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가 개통돼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동해를 찾는 이들은 더욱 늘었다. 특히 속초시는 세컨드하우스나 실거주로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신규 단지들이 분양됐다.
여기에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예정)가 지난 3월 기본 계획이 고시됐다. 춘천~속초간 93.7km 구간으로 경춘선(청량리~춘천)과 연결된다. 계획대로 2026년 개통된다면 서울과 속초 사이에 빠른 이동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개통 시 속초에서 서울 용산까지 1시간15분, 인천공항까지는 2시간 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고속도로 개통 당시 공급된 주택들은 지난해 말부터 준공되고 있다. 워낙 공급이 많았던 탓에 분양가 대비 매매가가 떨어지거나 미분양인 경우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공급 시장은 특화된 상품을 내세우면서 움직이고 있다.
GS건설이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 일대에 짓는 '속초디오션자이’가 이러한 경우다. 분양 홍보관이 서울 대치동 자이갤러리에 마련됐다. 랜드마크급 단지인 점과 특화시설과 첨단시스템 등을 부각시키고 있다. 속초디오션자이(454가구)는 최고 43층으로 높이만 135m에 이른다. 속초에서 40층이 넘는 첫 주거시설로 대부분 가구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전용 131㎡의 최상층 펜트하우스도 6가구 공급된다. 롯데건설도 이근에 '속초 롯데캐슬 인더스카이'(56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부산·여수 남해 주변, 부동산 시장 '승승장구'
남해에는 대도시가 몰려 있다. 우리나라의 제 2도시 부산 부동산 시장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바닷가 주변만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 지역내 수요 뿐만 아니라 외지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 '비치주거벨트'라고 불리는 해운대 주변에는 수익형 부동산들의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엘시티 더 레지던스’가 계약을 마친데 이어 최근 용호동에 공급된 ‘빌리브 센트로’까지 청약이 마감됐다. 빌리브 센트로는 총 392실 모집에 1만4960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38.16대 1, 최고 616.63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의 청약을 마쳤다.
해운대 외 지역에서도 주택들이 공급된다.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상가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수영구는 (구)미월드 및 수상호텔 웨일크루즈 개발,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 상가 등과 연계한 해안도로변 스트리트 상권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공급된 광안리 해변 인근 ‘빌리브센트로’ 오피스텔도 평균 38.1대 1로 청약을 마쳤다.
효성중공업이 ‘해링턴 타워 광안 디오션’(546실) 오피스텔을 공급중이다. 인근에 광안리 카페거리, 마린시티, 센텀시티, 민락공원 등이 있다. 지난 11일 실시한 청약에서 평균 45.1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청약을 받은 오피스텔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대우건설은 남구 대연4구역 재개발로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총 998가구 중 595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신세계건설도 남구에서 ‘빌리브 센트로 브릿지’ 상업시설을 공급할 계획이다. 연면적 약 1만8325㎡, 총 360m에 달하는 스트리트형 상업시설로 들어선다.
전남 여수 또한 남해안에서 부동산 개발이 활발한 곳 중 하나다. 개발과 동시에 계약자들도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여수시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5.1% 뛰어 전남 평균(1.6%)을 웃돌았다.
여수의 웅천지구에서는 최근 공급된 ‘여수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평균 6.2대 1)’, ‘여수 웅천 꿈에그린(평균 8.02대 1)’, ‘여수 웅천 디 아일랜드(평균 80.3대 1)’ 등의 주거시설이 모두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됐다. 요트 등 해양 레저스포츠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으로 부각됐다.
공급도 이어진다. 대신금융그룹 계열의 대신자산신탁이 주거복합시설 ‘웅천 트리마제 벨마레’를 공급한다. 생활숙박시설 344실과 상업시설 237실로 조성된다.
◆ 경기권 서해, 공업·주거도시에서 관광도시로 개발
바다의 느낌 보다는 공업 도시나 일반 도시의 느낌이 강했던 서해 경기권 일대도 관광이 결합된 도시로 개발된다. 서해는 충청도나 전라권에는 관광수요가 있었다. 반면 서울이나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권 서해는 대부분 주거나 공장들이 몰려 있었다.
그러다 반전을 맞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가 해양수산부의 2020년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관련 개발들이 진행되면서 기존에 주거지에 관광이 결함된 형태의 도시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시흥시 주변에는 송도국제신도시, 배곧신도시, 송산그린시티 등 주거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지하철 4호선을 비롯한 제3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평택시흥고속도로 등 다양한 교통망을 통해 접근하기도 쉬운 편이다. 2022년 착공 예정인 제2순환고속도로 안산~인천 구간도 있다.
시화 MTV 인근은 세계 최대이자 아시아 최초의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가 공사중이다. 관상어 전문 테마파크 ‘아쿠아펫랜드’, ‘해양생태과학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화 MTV 수변상가 토지가도 2019년 상반기 3.3㎡당 900만원대에서 현재 1800만원으로 2배나 뛰었다.
처음으로 분양된 아파트도 비교적 좋은 청약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시흥 시화 MTV ‘호반써밋 더 퍼스트 시흥’은 평균 1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가 공급도 예정됐다. 시흥시 시화 MTV일대에는 ‘웨이브스퀘어’ 상가가 들어선다. 거북섬 해양레저복합단지 수변 2-4블록에 들어선다. 연면적 5761㎡, 총 79실 규모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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