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개미'가 끌어올린 에이치엘비…신주 발행價의 30% 웃돌며 고공행진

입력 2020-05-13 17:26   수정 2020-05-14 02:49

코스닥 바이오기업 에이치엘비가 3000억원 넘는 유상증자 준비를 본격 시작하면서 이 회사 주식을 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대규모 신주 발행을 결정한 이후에도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흥행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는 유상증자를 위해 오는 28~29일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청약을 한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신주인수권 거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증자 절차에 들어갔다. 새로 발행될 주식물량은 430만9157주로 현재 유통주식(4314만2148주)의 약 10%다.

이 회사는 증자를 통해 조달한 3391억원을 신약 개발투자 및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거래 개시와 함께 신주인수권 가격이 크게 뛰면서 성공적인 자금 조달을 예고하고 있다. 11일 2만7300원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에이치엘비 신주인수권 가격은 거래 첫날 장중 한때 시초가(2만7300원)의 세 배에 가까운 7만2400원까지 급등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13일 종가는 2만9150원이다.

지난 3월 증자 계획을 발표한 뒤 오히려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 투자자의 시선을 끌었다는 평가다. 13일 에이치엘비 주가는 10만3100원으로 저점을 찍었던 3월 19일(8만800원) 이후 27.5%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락분을 모두 회복했다. 13일 종가는 신주 발행가격(7만8700원)을 31.0% 웃돈다. 항암제 ‘리보세라닙’ 판매를 통해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 3700억원을 거둔 점과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보세라닙 판매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란 점이 향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폭락장세를 버텨왔던 개인투자자로선 상당한 수익을 올릴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치엘비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80.86%에 달한다. 현재 진양곤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7.22%임을 고려하면 유통주식 대부분을 개인이 들고 있는 셈이다.

한때 기관투자가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6월 말 이 회사가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다시 진행하기로 결정했을 때 적잖은 물량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을 버텼던 스마트 개미들은 결국 웃었다. 지난해 8월 7일 2만3900원까지 추락했던 에이치엘비는 이후 폭등을 거듭하며 10월 24일 18만5000원까지 올랐다.

주주들은 에이치엘비가 유상증자와 함께 무상증자도 하기 때문에 ‘보너스 수익’도 얻게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주주들을 상대로 한 주당 0.1주를 무상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 예정인 신주물량은 474만5130주다.

최대주주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해 배정받은 물량을 모두 사들이기로 한 것도 호재다. 진 회장과 2대주주 알렉스 김 엘레바 대표, 3대주주 이현아 씨는 지난 12일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뒤 보유 중인 에이치엘비 지분 일부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해 신주 매입자금을 조달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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