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지주사이자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칼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칼은 "이사회가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가치 유지와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선제적으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우선주 포함 29.62%)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현재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번 유상증자에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칼은 추가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 이사회를 열고 정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 점쳐지던 유상증자 대신 차입을 택했다. 담보는 자회사인 한진과 정석기업 등의 지분, 또는 정석기업이 가진 부동산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 관계자는 "(대한항공 유증 참여를 위해) 약 3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며 "참여 재원은 보유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을 통해 마련하며, 매각 및 차입 방안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별도의 이사회를 개최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에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017년 4500억원의 유상증자 이후 3년 만에 단행하는 유상증자다. 대한항공은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7936만5079주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택하지 않은 이유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3자연합의 한 축인 KCGI는 지난달 한진칼에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조달 방법으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는 반대하지만, 주주배정 방식은 찬성하며 참여 의사도 있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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