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첫 날인 13일 사용처에 속한 편의점에서는 생활필수품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 세븐일레븐이 지난 13일 매출을 전날과 비교한 결과, 생활필수품 항목에서 두드러지는 증가세가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에선 남성화장품, 면도용품, 기저귀 등 편의점에서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제품의 매출이 늘어나는 흐름이 눈에 띄었다. 남성화장품 매출이 전날보다 72.9% 급증했고, 면도용품 매출도 34.0% 늘었다.
기저귀(매출증가율 35.8%) 매출도 30% 넘게 뛰었고, 샴푸·비누·칫솔 등 주요 생필품(15.7%) 매출도 두자릿수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남성화장품, 면도용품은 가격대가 1만~2만원대로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군에 속해 많이 구매하지 않던 품목이었다"며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고가 품목들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지원금과 함께 더운 날씨로 주류와 마실거리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븐일레븐에서 맥주(17.2%), 와인(14.5%) 매출이 뛴 것을 비롯해 편의점 CU에서도 맥주(10.4%), 와인(10.4%) 매출이 두자릿수 증가했다.
CU에서는 아이스드링크(25.3%)와 얼음(23.3%), 아이스크림(20.9%) 매출이 20% 넘게 뛰었다. 마른안주류(9.0%)와 샐러드(11.7%), 건강기능식품(10.7%), 과일·채소(8.7%) 등 매출도 신장세를 나타냈다.
CU 관계자는 "하루 차이에도 10~20%대의 신장률은 매우 유의미한 수치"라며 "기온이 높아지면서 하절기 주요상품 신장률이 가장 높았고, 맥주와 와인 등 주류 매출도 함께 상승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들어간 편의점 업계에는 수혜를 점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수령 방식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용이 편리한 편의점이 주요 사용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긴급재난지원금 규모가 지난해 소매시장(자동차와 연료를 제외)의 3%에 달하는데 2분기에 전액 다 소비된다면, 2분기 소매판매 시장 성장률을 13%나 제고시킬 수 있다"며 "연간 10억원 이상 매출 업체에서는 결제할 수 없는 만큼 편의점 등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채널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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