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서 시작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 지역의 클럽을 방문한 5500여명 중 2500여명이 여전히 연락불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한 소재 파악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의 분수령이 될 거란 분석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4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본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5500여건의 방문자 명단 중 유선 또는 카드 결제 내역을 통해 본인 파악을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건은 약 3000명이 넘는 규모"라며 "이를 통해서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 규모 자체가 약 2500여명 정도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경기 용인 66번째 확진환자가 확인된 이후 감염 위험이 높았던 시기에 클럽 방문자는 약 5500여명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시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태원 소재 클럽 방문자 5517명의 명단을 확보해 클럽 출입자의 신원파악과 소재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추적 조사를 최우선으로 두고 그 과정에서 사법당국 등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서도 (추적을) 하겠지만 선별진료소 검사 등 각종 기회를 통해 안내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익명 검사 등을 통해 장벽이나 장애 없이 검사받을 수 있도록 권장하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허위 명단 작성 또는 명단 은폐 등 여러 위법행위에 대한 강력 처벌을 강조하며 역학조사로 파악이 어려운 부분에서는 카드 사용내역 조회 등 IT 기법을 동원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외 당국 조치 중 접촉자 추적(contact tracing)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방역 활동의 일환인데 이 부분에 있어 해당되는 위험지역을 다녀간 인원, 인력, 신원, 동선 등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IT 방법을 동원한다든지, 카드 사용내역 확인 등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도 우려감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오후 2시45분께 YTN 더라이브에 출연해 "현재 이태원 클럽사태 이후 서울 확진자는 79명으로, 이태원 클럽 방문자 명단에 기재한 연락처 등이 잘못 기재된 것도 있고 실제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며 "현재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1982명이 통화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 명령 어길시 200만원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면서 검사 이행을 촉구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4일 낮 12시 기준 총 133명으로 오전 보다 2명 늘었다. 클럽을 직접 방문한 이들은 82명,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가 51명이다. 인천에서는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확진된 외국인 학원 강사가 직업을 숨겨 3차 감염까지 발견된 상황이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지역사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포함해 부산과 충북, 경남 등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진단검사는 3만, 코로나19 진단검사는 3만5000명 이상이 받았다. 지난 13일 2만2000여명에서 1만3000여명이 더 늘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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