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반복되는 '폭락의 역사'…예언보다 대처가 중요

입력 2020-05-14 18:15   수정 2020-05-15 02:30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지난 3월 16일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2.93% 주저앉았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1.98%와 12.32% 내렸다. 이는 1987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2.6% 폭락한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감이 폭락의 주된 요인이었다.

이렇듯 폭락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갖가지 이유로 발생한다. 금융경제 전문가 로버트 벡크맨은 “역사는 폭락과 버블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주기적으로 넘치는 것들을 청산해낸다”며 “하지만 이를 경험한 세대는 그 의미를 모른 채 넘어가고, 새로운 세대는 그 역사를 쉽게 잊는다”고 말한다.

벡크맨은 저서 《대폭락》을 통해 1988년 이전까지 세계 경제를 휩쓸었던 11가지 폭락 사례를 소개하며 금융시장 불안을 역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저자는 “폭락이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가 과거로부터 배우려 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미래에도 계속 일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꼽은 첫 번째 폭락은 ‘튤립 파동’이다. 16세기 초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튤립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 이에 네덜란드에서 튤립 선물시장이 만들어졌고 튤립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보험인 날씨 보험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르면 언젠가 내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나머지 튤립에 모든 것을 던진 네덜란드 상업은 급락하는 튤립 가격과 함께 급속도로 망가졌다.

저자는 세계 대공황의 시작점이었던 1929년 월스트리트 대폭락, 1987년 주식시장 폭락 등 역사상 인간이 범했던 경제적 실책들을 상세히 보여준다. 폭락 자체를 막는 예언 대신 각각의 역사 속에서 발견했던 면역 요법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본주의 경제의 바이러스와 같은 폭락이 중증 폐렴으로 발전하지 않고 가벼운 감기로 끝나기 위해선 예측보다는 통찰력을 가지고 과거를 통해 어떻게 대처할지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정래, 장현덕 옮김, 제이미디어, 399쪽, 2만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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