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가 과거 경기도 안성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를 매입한 과정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안성 쉼터 건물을 시세보다 두 배가량 비싸게 사들인데다,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매입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17일 시민사회계에 따르면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을 통해 기부한 10억원으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안성에 설립했다. 당초 정대협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2013년 안성에 있는 건물을 매입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문제는 건물 매입 가격이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쌌다는 점이다. 정대협은 2013년 7억5000만원을 주고 이 쉼터를 사들였다. 쉼터는 부지 800㎡, 건물 195.98㎡으로 이뤄졌다. 등기부등본상 2007년 당시 땅값이 3525만원에 그쳤다는 점을 보면 건축에 7억원 이상, 3.3㎥(1평)당 1000만원 이상을 들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당 쉼터의 건축형태인 ‘스틸하우스 구조’로 지을 때는 평당 건축비가 많아야 500만원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다. 해당 건물을 시세보다 두 배가량 비싸게 사들인 셈이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시시스템을 통해 봐도 이 당시 비슷한 규모의 주변 주택은 1억∼4억원대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난다.
매입 과정에서 개입한 인물이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당시 안성신문 대표)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 당선인은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남편인 김 모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관계로 알려졌다. 김 모씨가 운영하는 언론사에서 2013년 작성한 기사에 따르면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던 정대협을 연결해준 것이 안성신문 이규민 대표”라고 언급했다. 해당 기사에는 이 건물의 건축업자도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이었던 김 모씨로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대협이 쉼터 부지를 안성으로 옮긴 점까지 고려해 “윤 당선인이 지인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의연은 “과거에 이뤄진 계약이라 확인이 필요하다”며 답변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의연은 최근 이 쉼터를 매입 가격의 절반수준인 4억원에 팔았다. 정의연은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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