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화웨이로부터 신규 수주를 중단했다. 화웨이는 미 정부의 추가 제재 조치가 나오자 5나노미터(㎚·1㎚=10억분의 1m)와 7나노미터 공정의 반도체 7억달러(약 8600억원)어치를 긴급 발주했지만 TSMC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이미 주문을 받은 물량은 9월 중순까지 정상적으로 출하하지만 그 외에 들어오는 주문은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 신규 주문물량은 수출할 때마다 미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해외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별도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새로운 규제안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TSMC는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된다. 제조공정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제품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TSMC와의 거래가 중단되면 화웨이는 생명선이 끊기는 것과 같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스마트폰용 중앙처리장치(CPU)와 5세대(5G) 기지국 전용 반도체 등을 독자 개발해왔지만 제조는 TSMC에 맡겨왔다. 지난해 5월 미국이 퀄컴의 통신반도체 공급을 막았는데도 화웨이가 계속해서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었던 데는 TSMC의 힘이 컸다.
TSMC가 보는 손해도 상당할 전망이다. TSMC의 전체 매출에서 미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지만 화웨이와의 거래 비중이 최근 20%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애플에 이어 TSMC의 두 번째 고객사다.
이날 화웨이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미국을 강력 비난했다. 화웨이는 “미 상무부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 개정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이번 조치는 미국이 타국의 선도 기업인 화웨이를 겨냥해 번창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회장은 같은 날 자사 행사에서 “미국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는 결국 업계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를 깎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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