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어러블 기기 업체 핏빗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해 비상 인공호흡기 생산에 나선다. 핏빗은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박 최고경영자(CEO·43)가 웨어러블 기기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200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동 창업한 회사다.
박 CEO는 지난 주말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핏빗은 공급망을 바꿔 인공호흡기를 생산할 것"이라며 "우리 인공호흡기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핏빗은 비상 허가를 받아 미 식품의약국(FDA)에 인공호흡기 설계서를 곧 제출할 계획이다.
박 CEO는 "인공호흡기를 더 낮은 비용으로 내놓으려 하고 있지만 아직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인공호흡기는 가격이 2만~5만달러에 이른다. 코로나19 대처용으로 제작된 일부 대안 제품들은 기본 기능만 갖추고 가격은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
박 CEO는 "우리에게 유리한 점 중 하나는 인프라와 제조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매년 1000만 대의 웨어러블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핏빗은 지난해 11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21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인수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핏빗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국 회사들은 코로나19용 의료기기 생산에 나서고 있다. GM과 포드, 테슬라 등 자동차 기업들도 앞서 인공호흡기 제작에 돌입했다. 정보기술(IT) 업체 벨킨은 일리노이대와 제휴해 1회용 비상 인공호흡기를 개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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