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아이돌' 거센 후폭풍…"정국 문화훈장 회수해달라" 청원 등장

입력 2020-05-19 09:33   수정 2020-05-19 09:34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는 가운데, 황금 연휴 기간 동안 이태원을 방문한 아이돌 가수들이 공개돼 후폭풍이 거세다. 그룹 방탄소년단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NCT 재현, 세븐틴 민규 등이 줄줄이 이태원 방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하차 요구가 빗발치는가 하면, 정국의 문화훈장을 회수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8일 한 매체는 정국, 차은우, 재현, 민규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지난달 25일부터 26일 새벽까지 이태원의 음식점과 유흥시설 2곳을 돌아다녔다고 보도했다. 황금 연휴 기간에 이태원을 방문한 아이돌이 있다는 온라인 상 목격담에서 시작했던 이른바 '이태원 아이돌' 논란의 대상을 공개한 것.

특히 이 매체는 네 사람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차은우, 재현의 경우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경우 자가격리가 필수가 아닌 권고 사항이기에 법적인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겠지만 도의적인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이태원 아이돌' 멤버들은 줄줄이 이태원 방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정국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차은우의 소속사 판타지오, 재현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민규의 소속사 플레디스는 일제히 "이태원의 음식점과 바를 방문했으며, 5월 초 확진자 발생으로 문제가 된 장소에는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태원 아이돌' 논란 촉발 당시 각 소속사들의 대응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논란 초반 소속사들은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내세우며 방문사실 확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명 보도가 나온 뒤, 결과적으로 이태원에 방문한 사실이 있고 코로나19 검사까지 받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태원 아이돌' 멤버 4명이 잇달아 사과했지만 일부 대중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들이 이태원을 방문했던 기간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기 전인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기에 다인원이 밀집하는 공간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차은우가 출연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와 재현이 MC를 맡고 있는 SBS '인기가요' 게시판에는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탄소년단 전정국의 문화훈장을 회수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까지 등장했다. 방탄소년단은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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