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구는 후암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새로운 개발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한 재정비용역에 착수했다.
2015년 수립했던 기존 계획안이 오는 28일 실효될 상황이 되자 그 전에 대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새로운 개발계획안이 나올 때까지 투기세력 유입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3년간 신축이나 용도변경 등 일대 개발도 제한하기로 했다.
새 계획안은 내년 말께 용역이 완료되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용산구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던 배경과 현재 주변 여건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라며 “남산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암동 특별계획구역은 남산과 용산민족공원 사이에 있는 약 32만1282㎡ 규모 노후 주택지다. 후암1구역(동자동), 2구역(후암동), 3구역(갈월동) 등 3개 구역으로 분할돼 있다. 2009년 용산 지구단위구역(343만6937㎡)에 포함돼 용산2가동 해방촌과 묶어 결합개발을 추진했지만 용산2가동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2015년 특별계획구역만 단독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5년 시간제한’을 두고 확정됐다. 5년째가 되는 이달까지 조합 설립 등 구체적인 추진 움직임이 나오지 않으면서 계획이 실효될 위기에 직면했다.
일대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사업성 때문이다. 이 지역은 남산자락에 있어 층수가 5층으로 제한된다. 2015년 계획안에서 층수를 남산 소월길(해발 90m) 수준으로 완화했지만 여전히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일대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종전보다 완화된 계획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용산 정비창을 국제업무중심으로 개발하는 계획안을 공식화했다.
개발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신축 개발도 금지되면서 가뜩이나 노후도가 높은 후암동 일대 주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에 행정 불확실성이 커지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며 “큰 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사업 주체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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