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감염원 불투명…되살아난 '메르스 악몽'

입력 2020-05-19 17:41   수정 2020-05-20 00:28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4명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에 이어 ‘병원발(發)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전체 감염자 186명의 절반에 가까운 85명의 감염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온 바 있어 그때의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19일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병원 내 감염관리를 대폭 강화했는데 의료진 중 확진자가 발생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에는 응급실에 왔던 한 환자가 85명을 감염시켰다. 한 달가량 병원 문을 열지 못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그동안 삼성서울병원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자 의료진을 포함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오전 7시와 오후 1시 두 차례 문자로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을 확인해왔다. 외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유입되지 않도록 병원 출입구에서 의심 증상은 물론 코로나19 유행지역 방문 이력도 철저히 확인했다. 환자 면회도 지정된 보호자 1명만 가능토록 제한해왔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간호사들의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더 긴장하고 있다. 처음으로 확진된 간호사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명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간호사가 알 수 없는 감염원으로부터 병원 안에서 감염됐다면 파장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재학생 수가 600명에 가까운 서울의 직업전문학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당산1동 한국과학기술직업전문학교 재학생인 19세 남성 A씨가 18일 도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확진 환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7일 도봉구 창1동 ‘가왕코인노래연습장’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노래연습장은 이태원 클럽 관련 4차 감염이 발생했던 장소다. A씨는 증상 발현 이후인 12∼15일 등교한 것으로 파악돼 다수의 밀접 접촉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해당 학교는 재학생 599명, 교직원 50여 명 규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부터 낮 12시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12명 추가로 확인돼 누적 확진자는 총 18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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