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인천 미추홀구 학원가에서 시작된 인천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사례가 노래방·PC방→택시기사→학습지 교사로 확산하고 있다. 이들 모두 집단감염이 가능한 장소와 직업이기 때문에 방역당국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서 직업과 학원 강의사실을 숨긴 학원강사發 코로나 감염 여파가 인천에서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학원강사에게 감염된 확진자가 다녀간 코인노래방과 PC방은 물론 그가 이용한 택시의 기사와 나중에 탔던 승객 중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미추홀구에 있는 코인노래방을 아들과 함께 다녀간 여성 A씨(46)는 학습지 교사로 밝혀졌다. 6일 이후 수업을 위해 대면 접촉한 학생 전원에 대해 검체 검진에 들어갔다. 시는 19일 A씨에게 학습지 교육을 받고 있는 34명의 학생 전원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습지 지역센터도 일시 폐쇄조치하고, 동료 교사 30명에게는 검사 후 자가격리 조치를 명령했다.
시는 학원강사발 감염자인 고교생 두 명이 다녀간 미추홀구 코인노래방과 PC방에 주목하고 있다. 추가 감염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추가 감염자 B씨(23)는 6일 이 노래방을 이용한 뒤 9일부터 기침, 가래, 인후통 등 증상이 발현돼 18일 보건소에서 검체 검사 후 19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코인노래방을 이용한 뒤 밝혀진 추가 확진자는 총 4명이다.
앞서 6일 이 노래방을 다녀 간 17세 C군과 어머니 A씨(학습지 교사)에 이어 함께 노래방에 다녀온 남편 D씨(49)도 19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족 3명이 모두 노래방에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다. D씨는 직업이 개인택시 기사로 밝혀져 방역당국은 택시 이용승객 등 역학조사에 나섰다. 불특정 다수의 승객이 협소한 공간에 머물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 학원강사가 이용했던 택시에서는 벌써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택시기사, 아내, 손주 등 가족 3명과 16일에 택시를 이용한 중국 국적 승객 두 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택시기사는 신체에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17일까지 택시영업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와 방역당국은 이 택시를 이용하고 카드로 결제한 143명의 명단을 확보해 검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코로나 감염 우려가 높았던 지역이나 확진자가 다른 시도보다 인구 대비 상대적으로 적어 방역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었다. 이태원발 코로나가 인천방역의 발목지뢰로 등장했다.
인천시, 인천교육청, 각 기초단체들은 확진자가 다녀간 빌딩과 상점명을 공개하고, 이용한 택시번호까지 안전 안내문자로 발송하면서 접촉자들에 대한 자진 검사를 유도하고 있다.
인천시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총 134명이며, 직업과 동선을 제 때 말하지 않은 학원강사로 인한 감염자는 13일 첫날 8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