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에 차가 없다? 이색 전시장 눈길

입력 2020-05-21 09:58  


 -트랜드 및 지역 특성 고려한 맞춤 설계
 -복합 문화 공간의 성격 지닌 車 전시장

 자동차 전시장이 변신을 거듭 중이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또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특별한 공간을 꾸미고 디지털 디바이스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구입과 수리, 중고차까지 한 장소에서 가능한 통합 형태로 운영 중이며 장소를 적극 활용한 특화 전시장도 눈길을 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 전시장을 확장 이전했다. 지상 10층 및 지하 1층으로 브랜드 전시장 중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쇼윈도가 없다는 점은 고양 전시장의 가장 큰 특징이다. 차를 볼 수 있는 공간은 9층과 10층에 마련했다. 잘 꾸며진 실내 부스에서 온전히 차를 볼 수 있는데 마치 백화점 매장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상담을 비롯해 전시장과 개별 출고 장소 곳곳에는 대형 스크린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디바이스를 적극 활용해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딱딱한 분위기도 지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카페와 영유아 자녀 동반 고객을 위한 키즈룸, 벤츠 용품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 구입이 가능한 액세서리&컬렉션 샵 등을 갖춰 방문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포르쉐코리아가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포르쉐스튜디오 청담은 진보된 IT기술을 활용한 전시장이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위치 특성상 전체 공간이 다른 포르쉐 전시장보다 넓지 않은 점을 고려한 최적의 대안이다. 또 개별주문 제작이 주를 이루는 브랜드 제품을 고려해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 기술을 도입해다. 2층에 준비한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는 색상, 소재 등을 모니터 하면서 나만의 포르쉐를 가상으로 만들어볼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고화질의 화면으로 체험할 수 있게 설정한 것. 한 쪽엔 구매, 계약을 진행하는 상담실도 마련했다. 

 당시 미디어 공개 행사에 참석한 포르쉐 해외 및 신흥 시장 담당 마티아스 베커 부사장은 "포르쉐스튜디오 청담은 디지털화 흐름을 반영해 소비자들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구매 압박을 줄여 이전에 없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BMW코리아는 자유로 전시장을 M 브랜드 특화 장소로 정했다. M 전용 부스로 꾸민 라운지와 함께 실제 M카의 시동을 걸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야외 테스라스도 별도로 마련했다. 또 고속 주행이 가능한 자유로와 제2 자유로에 인접한 이점을 살려 고성능 M카의 역동적인 성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승 프로그램도 갖췄다. 

 지난달에는 M 특화 서비스센터도 개장했다. 지하 1층과 지상 2, 3층에 총 17개의 워크베이를 갖추고 있으며 M 전용 파츠 추가 장착 워크 베이도 운영한다. 이 외에도 M 전용 상담 및 액세서리존, M 마이스터가 상주해 특수장비를 통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BMW M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더없이 알찬 공간이 분명하다.

 국산차로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이 있다. 1층에는 전 라인업이 도열해 있어 방문자 누구나 차를 살펴볼 수 있다. 초대형 전광판을 통해 신차 발표회나 각종 문화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도 주기적으로 열린다. 한쪽에는 '자원순환과 지속가능한 가치'라는 슬로건 아래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12가지 과정을 투어 형식으로 마련했다. 

 모터스포츠 부스는 현대차의 비전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도록 꾸몄고 정원과 카페, 식당 등 휴식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 성격도 갖췄다. 시승 프로그램도 화려하다. 신차 시승은 물론 플래그십 세단 G90 리무진 체험과 전기차 시승, 심지어 상용차 엑시언트 프로 트랙터를 몰아볼 수 있는 30분 코스의 시승도 준비돼 있다. 상담 및 구입은 물론 대규모 서비스센터도 갖춰 한 장소에서 모든 브랜드의 체험과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처럼 자동차 전시장은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지털 디바이스와 특화된 컨셉을 활용해 탈바꿈 중이다. 단순히 판매와 정비를 넘어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알림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 궁극적으로는 진입 문턱을 낮춰 제품과의 접점 기회를 넓히는데에 목적을 둔다. 자동차 전시장의 변화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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