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총장 이성기) 융합학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대학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한기대는 미래 산업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해 2018년 융합학과를 신설했다. 5명의 교수가 인공지능(AI)·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세 개의 트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스마트팩토리 트랙은 지난해 문을 연 세계 첫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의 스마트 러닝 팩토리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스마트 러닝 팩토리는 국내 대학 중 최대 규모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합한 지능형 공장이다. 다른 대학이 갖추지 못한 4차 산업혁명 핵심 교육시설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한기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하면서 학생들에게 신기술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학생들의 융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융합학과를 개설하게 됐다”며 “각 학부 및 학과 전공을 이수하면서 학생들의 융합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한기대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융합학과 트랙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기존 학부를 재편해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융합학부를 구성한 다른 대학과 달리 독립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수들이 학과를 다니며 강의하지 않고 융합교육에 특화된 교수들이 수업을 전담한다.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교과과정을 트랙 형태로 제시하고 모든 학생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한기대 융합학과가 ‘융복합 공학교육’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으면서 교육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김경언 교육성과인증센터 교수는 지난해 열린 한국공학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융합 공학교육 활성화를 위한 대학 교육체제 개편 및 운영사례’를 발표했고, 권오영 융합학과 학과장은 한국실천공학교육학회에서 ‘융합교육을 위한 스페셜 트랙 운영 모델’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매년 진행되는 수강 신청에서 조기 마감되는 과목의 상위권이 융합학과 교과목이다. 학생들이 전공과 무관하게 신기술을 배울 수 있어 융합학과 교과목을 선호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한기대는 올해 추가된 인공지능·빅데이터 트랙 외에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친환경에너지, 블록체인 등 학과 특성에 맞는 새로운 교과목을 개발해 융합학과에 적용할 예정이다. 권오영 학과장은 “자신의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신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를 갖춘 실천공학자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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