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린 뉴딜 사업과 관련해 관계 부처의 합동 서면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그린 뉴딜을 기존 한국판 뉴딜 사업안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한국판 뉴딜의 양축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그린 뉴딜은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이 분명하다”며 “국제사회, 시민사회의 요구를 감안하더라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에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제러미 리프킨의 《글로벌 그린 뉴딜》을 탐독한 뒤 그린 뉴딜에 대한 관련 부처의 대책 마련을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보고서를 살펴본 뒤 “그린 뉴딜이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금 크게 보는 설계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사업을 3차 추경안에 반영할 것을 지시했다. 그린 뉴딜을 포함한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인 밑그림은 다음달 초 열리는 하반기 경제전망회의를 거쳐 6월 중순께 관련 부처가 발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그린 뉴딜을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제시함에 따라 에너지절감형 그린 리모델링 등 관련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사례로 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린 뉴딜은 대규모 토목공사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정부의 녹색성장이 성장에 방점을 뒀다면 그린 뉴딜은 성장 못지않게 지속 가능성과 기후변화, 일자리 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그린 뉴딜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기존의 그린 관련 사업 가운데 디지털과의 연계성이 크면서 지속성장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사업을 확장·발굴해 투자를 집중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올해 예산 200억원이 편성돼 있는데 이 사업이 그린 뉴딜에 포함되면 예산 투입과 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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