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며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래한국당은 이를 두고 '친문 대모 구명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조수진 한국당 대변인은 20일 성명을 통해 "민주당과 추 장관의 한 전 총리 구명 시도는 예상됐던 것"이라며 "2015년 한 전 총리 대법원 선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에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됐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라며 '온당치 않은 판결'이라고 강변했었다"리고 밝혔다.
이어 "한 전 총리가 징역 2년을 복역하고 만기 출소할 때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은 '사법 적폐가 다신 일어나지 않는 기풍을 새롭게 만들었으면 한다'라며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라면서 "친노·친문의 전·현직 의원 20여 명은 새벽에 의정부 교도소로 몰려가 한 전 총리를 영접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여권은 한 전 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사면·복권을 촉구했었다"라며 "이 전 지사는 사면?복권돼 이번 4?15 총선에서 당선됐고, 문 대통령을 조선 태종에 비유하고 있다. 한 전 총리의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한 전 총리는 2007년 여당 대선후보 경선 비용 명목으로 고(故) 한만호 전 한신 건영 대표로부터 9억 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였다"라면서 "대법원에선 1억 원짜리 수표가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자금으로 사용한 점이 결정타가 됐다. 대법관 13명은 전원일치로 유죄를 확정했고, 13명 가운데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사람도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또 "법치를 위임받은 집권 세력이 법치를 허물어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라면서 "선거에서 이겼다고 법치를 밟고 법치 위에 올라서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윤미향 당선자에 대한 각종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지만, 여당 지도부와 법무부 장관이 내놓은 것은 친노와 친문의 대모라는 한 전 총리 구명이었다"라면서 "엉뚱함과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라고 했다.
최근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알려진 증인 한 씨의 비망록이 공개되면서 여권은 검찰을 향해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상태다. 한 씨는 해당 비망록을 통해 검찰에게 회유와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한 전 총리 사건의 진실이 10년 만에 밝혀지고 있다"라면서 "(검찰은) 부처와 기관의 명예를 걸고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해달라"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같은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우선 과거 검찰 수사 관행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라며 "검찰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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