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재정건전성 위협…증세 논의 시작해야"

입력 2020-05-20 17:48   수정 2020-05-2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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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말까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6%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관련 재정 지출 증가로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증세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KDI는 20일 ‘2020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0.2%로 끌어내렸다. 이는 국내는 상반기부터, 세계는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고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기준 시나리오’에 근거한 전망치다.

이 시나리오에선 올해 민간소비와 수출도 큰 폭 위축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여행 등의 감소로 서비스 소비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KDI는 올해 총 수출과 상품 수출도 각각 3.4%,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는 0.4% 올라 2년 연속 0%대 증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코로나19가 올해 말까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현재 수준의 이동제한과 봉쇄가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국내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KDI는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을 사용할 필요가 있지만 정부는 재정건전성 문제를 고려해 재정 수입을 늘리는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고착화될 수 있는 복지 예산에 재정을 쓰는 것보다는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이 더 적합하다”며 “장기적으론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준금리를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KDI는 “금리 인하 후 필요에 따라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도 해야 한다”고 했다.

KDI는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큰 폭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국내 경제는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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