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비스그룹은 한국 최초의 다이어트 컨설팅 기업으로, 장기간 축적한 빅데이터 기반 상담으로 매년 20% 안팎의 고도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6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컨설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률 30%를 기록했다. 조 회장은 이날 1시간에 걸쳐 그동안 마주한 위기를 소개하면서 “위기의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서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이 판가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2002년 4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국내 최초의 다이어트 컨설팅 회사를 세웠다. 그는 “여성은 예뻐지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한국의 다이어트 회사는 대부분 마사지나 식품 회사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첫선을 보인 다이어트 컨설팅으로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경쟁사가 없어 2009년엔 매출이 100억원대에 이르렀다. 조 회장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위기가 닥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2009년 5월, 국세청이 전국 쥬비스 지점 10곳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조 회장은 개인사업자 명의로 사업을 했는데, 개인사업자 매출이 7년 만에 100억원에 이른 점을 국세청이 수상하게 여겼던 탓이다.
조 회장은 “당시 국세청이 고객의 체중, 상담내역 등이 담긴 자료까지 싹 가져갔다”며 “당장 다음날 고객 상담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압수수색 당일 조 회장은 직접 국세청을 찾아갔다. 그러고는 국세청 사무실에서 압수된 고객 자료를 모두 한장 한장 복사했다. 조 회장은 “두 번 다시 여기(국세청)에 오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모두 전자 파일 형태로 데이터베이스(DB)화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고객 정보를 지키기 위해 데이터 강박증까지 생기면서 다이어트도 데이터 관점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이후 고객의 키, 나이, 직업, 식습관 등을 세분화해 모든 수치를 DB에 축적했죠. 165가지로 세분화한 519만여 건의 고객 데이터 기반 분석은 쥬비스가 다이어트 컨설팅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 발판이 됐습니다.”
조 회장은 “쥬비스가 고객 데이터 축적 작업을 해놓지 않았다면 업계 최초의 AI 도입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CEO는 바람(위기)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AI를 도입하면서 직원 1명당 관리 고객이 7명대에서 9명대로 늘었다”며 “세무조사, 메르스, 코로나19에도 매출이 증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데이터”라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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