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키우는' LF·이랜드·세정

입력 2020-05-21 17:52   수정 2020-05-22 02: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는 패션업계가 주얼리 사업으로 한숨 돌리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얼리 소비가 늘어나면서 패션 부문의 부진을 커버해주고 있어서다.

LF가 작년 7월 인수한 주얼리 브랜드 ‘이에르로르’가 대표적인 사례다. LF는 남성용 실반지, 여성용 고가 주얼리를 앞세워 이에르로르 브랜드를 마케팅하고 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00% 늘었다. 인기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배우 김희애 씨가 이에르로르 주얼리(사진)를 착용한 게 주효했다.

이에르로르의 대표 상품은 ‘샴페인 문’. 가격이 150만원대에 달하는 14K 제품이지만 지난달 매출이 3월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두 차례나 재생산에 들어갔고 이달 들어서도 4월 대비 두 배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8K 제품은 300만원대에 달한다. 이보다 저렴한 ‘페니도르’ 귀걸이는 4월 17일부터 한 달 동안 매출이 전월 대비 2.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세정그룹이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일리앤’은 1020세대를 겨냥했다. 매일 착용하기 좋은 ‘진주 비드 목걸이’ ‘코인 목걸이’를 올봄 주력 상품으로 내놨다. 예상보다 높은 인기에 3차 재생산에 들어갔다. 20만원대 중반의 가격이 장점으로 꼽힌다.

세정의 주력 주얼리 브랜드인 ‘디디에두보’도 올 들어 가파른 성장세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06% 올랐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바캉스 주얼리’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몰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가장 인기를 끈 건 반투명 글라스를 사용한 ‘레 드 파리’ 컬렉션이다.

저가형 주얼리도 커플링 등 선물 수요가 몰리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랜드의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올 들어 커플링 판매가 작년보다 30%가량 늘었다. 대표 제품인 ‘레드타이’는 운명의 상대끼리 손가락에 빨간 실이 묶여 있다는 스토리를 담아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12만~13만원대의 가격대도 한몫했다. ‘오에스티’는 여러 개의 얇은 반지를 겹쳐 착용할 수 있는 ‘실버 미스링’이 잘 팔렸다. 출시 두 달 만에 1000여 개가 판매됐다. 총 4개의 실버링을 2만9900원에 판매해 젊은 층이 주로 구입하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도 모델 아이유를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올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 매출이 4월보다 21% 늘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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