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등급인 두산밥캣이 3억달러(약 3700억원) 규모 글로벌본드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한국 기업이 투기등급으로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한 것은 2007년 옛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이후 13년 만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미국 자회사인 CEC(Clark Equipment Company)가 5년 만기 글로벌본드 3억달러어치 발행을 위해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해외 기관 140여곳이 25억달러(약 3조700억원)의 매수주문 넣었다. JP모건이 대표 주관, 골드만삭스와 BoA메릴린치가 공동주관을 맡았다.
한국 기업이 투기등급인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한 것은 2007년 6월 SK하이닉스(5억달러) 이후 13년 만이다. 두산밥캣이 지급보증한 이번 글로벌본드의 신용등급은 전체 신용등급 중 11번째인 ‘Ba3’(무디스 기준)다. 13년 전 SK하이닉스(Ba2)보다 한 단계 높다.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 등 겹악재에도 높은 금리를 앞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두산밥캣은 이번 글로벌본드의 희망금리를 연 6.5%로 제시했다. 투자자들끼리 매수경쟁이 붙으면서 실제 발행금리는 연 5.875%로 결정됐다.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이 2007년 인수한 건설기계 제조회사로 19개의 해외 자회사를 통해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년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두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올 들어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로 1분기 영업이익(86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