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 두산위브트레지움 아파트가 5개월여 만에 4억원가량 급락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서울 강남을 넘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까지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 두산위브트레지움 아파트 전용면적 147㎡가 이달 초 8억5500만원(3층)에 각각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12억4000만원(5층)에 거래된 후 4억원 가까이 내렸다. 이 주택형은 지난 2월에는 11억원(7층), 3월에는 10억8000만원(6층)으로 실거래돼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집값이 치솟으며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명성을 여실히 보여줬지만 최근에는 내림세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특히 세금 부담이 크고 대출 규제가 있는 9억원 이상 고가 대형 면적대 아파트들의 값이 많이 떨어졌다.
금곡동 G공인 관계자는 “최근까지 절세 매물이 나오면서 호가가 떨어졌는데 대출이 잘 안나오고 코로나19로 경기도 안좋다보니 집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분당은 강남권과 가깝고 고가 주택도 많은 편이라 강남 집값 흐름을 따라간다고들 하는데 최근 강남이 많이 내렸다”며 “그 여파가 분당에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증여를 비롯한 특수 매매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분당에서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가 하락하긴 했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4억원가량 급락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증여를 위해 시세가를 낮추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의 의견이다.
증여는 특수 관계를 적용해 최대 3억원 한도 내에서 시세보다 30% 미만의 낮은 가격으로 거래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시세가 11억~12억원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여를 위한 거래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이 아파트를 주로 중개하는 H공인 대표는 “이 물건을 거래했다는 중개업소가 금곡동 일대에 단 한 곳도 없는 걸보니 개인 간 거래를 한 듯하다”며 “3월 거래와 비교해도 거의 한두달새에 2억원이 떨어졌는데 시세를 감안하면 가족 등 특수관계인과 매수·매도 계약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분당 두산위브트레지움은 2003년에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다. 총 656가구, 총 9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전용면적은 84~147㎡로 고루 갖췄다. 신분당선이 지나는 미금역과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미금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강남역으로 22분, 광교역으로 21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분당수서간고속화도로도 인접해 차량으로 이동도 편리하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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