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8년 만에 핵실험 재개 논의…중·러에 동시 '경고장'

입력 2020-05-23 15:58   수정 2020-07-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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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핵실험 검토'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러시아에게도 경고장을 날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지난 15일 국가 안보 기관 수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28년간 중단된 핵실험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최근 핵실험 의혹을 다루면서 "미국도 핵실험을 한다면 러시아, 중국과 핵 군축 협상을 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오갔다. 다만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핵실험 재개에 대해 국가핵안보국(NNSA)이 강력하게 반대했다"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은 이번 회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최근 몇 달 간 러시아와 중국이 폭발력이 낮은 저위력(low yield) 실험을 실시해 핵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무수율(zero yield) 실험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핵무장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편집장인 후시진이 지난 8일 "중국이 단기간 내에 핵탄두 보유 수를 1000기로 늘려야 한다"는 글을 환구시보에 올렸다.

이번 워싱턴의 논의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언제든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미국은 1992년 이후 핵실험을 중단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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